속삭이는 목소리에 사랑이 깃들면, 나는 견디지 못하고 네게 마음을 뱉어내. 더운 여름, 햇살 아래 익은 피부가 붉어서 다행이야.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너무 수줍어 보이진 않을 테니까.
여름으로 넘어가는 늦봄. 축축하고 끈적한 여름을 예고하듯 종일 비가 내렸다. 이른 장마를 점쳐본다. 머리 위로 드리운 먹구름은, 잠시간 그쳤다가도 다시 물을 짜내길 반복했다. 그 어떤 질문에도 솔직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고, 그 어떤 질문에도 명확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네 말에 답하지 못한 이유는, 내게도 이른 장마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무수히 ...
제가 GM으로 진행된 [1억2천 전부 입문이다.] TRPG팀의 플레이 로그를 기반으로 약간의 수정을 거쳐 소설화한 리플레이형 작품입니다.해당 세션은 감독도 배우도 입문으로 진행되었기에, 감독의 이해력 부족으로 어영부영하거나, 여러가지 부분에서 하우스룰이 사용되었습니다.혹시 몰라 미리 알려드립니다. 혹시 예민하신 분이라면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은스나 특성...
피터팬은 약속했다. 어느 날의 밤, 자정에 너를 만나러 갈게. 그 이후로 나는 언제나 나의 자정을 기다린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잠들고, 모두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시간. 너와 나의 찰나를 만들고 싶었다. 오랜 기다림 끝. 너와 눈을 마주할 수 없는 밤들이 무수히 지나고서야 깨닫는다. 그 많은 새벽을 지내고도 나의 시간은 전혀 흐르지 않았구나. 내 시계...
그래, 나는 이제 너를 위해, 모험을 그만 두기로 했다. 내가 이 자리에 머물고자 함은, 너에게 나의 모든 오랜 죽음을 주겠다는 의미였다. 나의 삶은 더이상 흐르지 않을 것이고, 다만 짙게 고여가겠지. 다만 깊게 뿌리 내리고 말겠지. 나는 더이상 방랑하지 않고, 더이상 표류하지 않고, 더이상 탐험하지 않는다. 나의 다리는 이제 길을 잃지 않을 테다. 나의 ...
이것은 아주 익숙한 일이에요. 그 단상에서 처음 본 정오부터 잠들어있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았던 밤까지, 함께했던 시간에 비하면 오히려. 이쪽이 더 제게 어울리겠죠. 저는 탄식과 함께 태어나, 아침 이슬에 사라지는 물안개처럼 잊혀졌고, 불리지 않아 이름조차 없었으니까. 제가 그 곳에서 목숨을 건진 유일한 사람인 것은 필시 명계의 왕조차 저의 이름을 몰랐음이...
나의 죽음은 아주 길고 진득했다. 나의 탄생은 기나긴 사의 시작에 불과했다. 단 한 번도 살아 숨쉬어 본 적이 없어서 완벽히 죽을 수도 없었던 응달이었다. 당신의 시선에 들지 못한 나의 시간은 전부 그랬다. 이리저리 엉키고 짓눌려 하나로 뭉쳐버린, 하루하루를 구분할 수 없는 하나의 길고 지독한 밤. 그리하여 나의 생은 당신의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태양처...
주변에 산재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것’과 ‘가지고 싶은 것’ 으로 나누어 저울질하는 삶에 구하는 행위는 낯선 행태였지만, 그 남자에게 해달라고 말하는 것은 어느덧 익숙한 일이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이에게 무언가를 조르는 일은 유쾌한 일상의 일부가되었다. 혀를 굴려 조르는 것들은 둥지 속 어린 새들이 지지배배 울어재끼듯 사소했다. 먹이고 재우는...
나의 죽음은 네 부름에 꽃 피우고, 나의 새 삶은 네 시선에 시들며, 나의 이름은 너의 숨결에 싹 틔우니, 만개하리라. 너의 온도가 내 망울에 닿을 때. 감히 맺히리라. 나의 바람이 네 귓가에 닿을 때.
오늘은 해가 뜨지 않았다. 생명 반응은 느껴지지 않는다. 매일매일 기록하지만, 날짜 표기는 무의미하다. 내가 몇번째 자동 기록 인형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종일 다음 인형의 태엽을 감고, 하루를 남긴다. 이 일기장은 샤프로 잇는 우리의 이정표. 이것을 읽은 당신,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이제 날짜를 세어주세요. 1년 1월 1일 이 일기를 읽는 당신이 ...
내일 달을 만질 수 있게 됩니다! 무궁한 발전과 영광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벌써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오늘 저희 방송에서는 12시간 전부터 카운트 다운을 송출할 예정입니다. 이 방송을 보고 계시는 많은 시민 여러분. 준비 되셨나요? 하루 동안의 체험 기간이 끝나면 달을 소유권을 두고 경매가 시작됩니다. 이번에 재정비 되어 상품으로 마련된 '달'은 ...
<원본>죽음은 네 부름에 꽃 피우고 있다 오후에는 그 이상의 의심과 함께 못 자게 잘 모르나본데 나 오늘 집에 안들어감 나의 죽음은 네 부름에 꽃 피우고 있다. 너의 목소리는 양분이 되어 나의 개화를 촉진한다. 너는 내게 감춘 말하지 않고, 가려진 마음을 짐작하여 발아하기 직전의 의심을 심는다. 너는 나를 -하지 않는가? 나는 너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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